- 제목
- 고혈압
- 등록일
- 2019.11.24
- 조회수
- 7772
- 카테고리
- 성애병원
30세 이상 성인의 30%가 가지고 있는 질환인 고혈압을 표현할 때 쓰는 가장 흔한 말은 ‘침묵의 살인자’이다. 바로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말이다. 일부 사람에서 애매모호한 증상, 예를 들어 머리가 무겁다든지 어지럽거나 손발이 저리는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혈압이 높아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자신의 혈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혈압을 측정해 보아야 한다.
증상과는 반대로 고혈압을 방치할 경우의 결과는 아주 무섭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3대 사망원인이 전체 사인의 46.4%를 차지하는데, 1위인 암에 이어서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고혈압이 이러한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은 아주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의 공무원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찰 연구결과에 따르면 혈압이 140/90 mmHg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130/85 mmHg 이하인 사람들에 비해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도 수축기 혈압을 10mmHg 낮추었을 때 뇌졸중의 감소 정도가 41%로 보고되었다. 그림에서와 같이 남성의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고혈압의 기여도는 각각 21%, 35%로 담배와 더불어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잘 알려진 위험에도 불구하고 고혈압에 대한 치료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어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 고혈압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아직은 젊으니까 괜찮겠지 라는 생각들 때문이다. 하지만 고혈압의 치료에 있어 약물 치료는 치료의 한 부분일 뿐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치료가 기본이 되고, 그다음 단계로 약물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실제로 진단 후 적극적 유산소 운동, 건강한 식단, 체중 감량, 금연, 절주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약을 감량한다던지 심지어 혈압약을 중단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혈압을 감소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싱겁게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10g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세계 보건기구의 권장량인 5g비해 아주 높은 수준이다. 하루 소금을 10g 정도 섭취하는 고혈압 환자가 소금 섭취를 절반으로 줄이면 수축기혈압을 5mmHg 감소시킬 수 있다.
두 번째로 살을 빼야 한다. 고혈압은 체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특히 복부비만은 심뇌혈관 질환의 사망률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권장되는 체칠량지수(체중/키2)는 25 kg/m2이며, 허리둘레는 남성은 90cm, 여성은 85cm이다. 체중을 줄이는 식사 습관은 거르지 않고 천천히 먹으며, 당분이 많은 음식이나 술 등은 피하고, 빵, 과자, 청량음료 등 불필요한 간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기름이 많은 음식이나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조리법을 피한다. 과일과 채소 및 생선을 많이 섭취하고,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을 적게 섭취하도록 한다.
세 번째로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어야 한다.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혈압이 상승하고 고혈압약에 대한 저항성이 올라간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에 의하여 일시적으로 혈압과 맥박이 상승할 수 있고, 고혈압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인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 권장하는 운동의 양은 1주일에 5-7회, 한 번에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빠르게 걷기, 뛰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산소 운동을 기본으로 하여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고혈압•심뇌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고, 흡연,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더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자주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한 혈압이 반복적으로 수축기 140mmHg 또는 이완기 90mmHg으로 측정된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다.
- 성애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김병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