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 김석호 이사장 대 이어 민간 교류...주한 몽골 명예영사 맡아
한국과 몽골 민간 교류의 물꼬를 튼 인석(仁石) 김윤광(金潤光) 성애병원 설립자(전 대한병원협회 윤리위원장)가 5일 오후 8시 별세했다. 향년 100세.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성애병원 장례식장이며, 7일 오전 발인한다. 장례식은 가까운 친인척만 참여하는 가족장으로 열린다.
유가족 대표는 "생전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다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간소하고 차분하고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가족 외에는 조문은 물론 조화도 정중히 사양한다"며 "애도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 달라"고 밝혔다.
유족으로 부인 김혜옥 성애·광명의료재단 부회장을 비롯해 딸 은령(성애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아들 석호(성애병원 이사장·피부과 전문의), 사위 김영백(전 중앙의대 교수·신경외과)씨가 있다.
고 김윤광 성애의료재단 회장은 1921년 평안남도 안주군에서 출생, 1949년 7월 평양의학대학을 1회로 졸업했다. 6·26 한국전쟁이 터지자 자유를 찾아 월남, 8240부대 유격군 부대 병원장과 육군 제2훈련소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1957년 충남 논산군 연무읍에 성애의원을 시작으로 1968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53길 22에 성애병원을 이전 개원했으며, 1977년 성애병원으로 승격했다. 1982년 의료법인 성애의료재단을 설립했으며, 1987년 광명의료재단 광명병원을 개원했다.
1997년 사재를 털어 사회복지법인 윤혜복지재단을 설립, 저소득 주민과 다문화 가정을 비롯해 소외 계층의 건강을 위한 의료지원 활동을 펼쳤다.
1990년 북방권교류협회 부총재에 취임, 몽골과의 민간 교류에 앞장섰다. 몽골초등학교에 학용품 기증 사업을 벌였다. 2001년부터는 몽골 대사관과 협정, 국내에 거주하는 몽골 근로자들이 내국인과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몽골 의료진 무료 연수, 의약품 및 의료용품 지원 등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아들 김석호 현 성애의료재단·광명의료재단 이사장도 대를 이어 몽골 민간교류에 힘쓰면서 현재 몽골 명예영사를 맡고 했다.
한·몽 민간외교에 앞장선 김 회장은 1999년 2월 몽골정부가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훈장인 한·몽 수교훈장(북극성훈장)을 수훈했다.
김 회장은 꾸준히 몽골 근로자 지원 외에도 북한 이탈주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한 보훈환자들의 건강을 위한 진료 지원에 힘썼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았다.
젊은 시절에는 미국 극동사령부 제8240부대 유격군 타이거 여단병원장을 맡아 군에 헌신하며 나라를 지켰고, 중장년기에는 두 개의 의료법인을 설립해 지역사회의 건강을 보살폈다. 말년에는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자문위원을 맡아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헌신했으며, 영등포구 명예구청장을 맡아 지역 발전에 힘썼다.
이같은 공헌을 인정받아 1983년 대한민국 보사부 장관 표창(아웅산테러 수습 유공자), 1997년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자랑스러운 신한국인), 1999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 2010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받았다.